책 읽기

자폐, 이겨낼 수 있어-3

J_카타리나 2024. 8. 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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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의 악화를 불러오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
책 속에서 p108~109

 

앞서 말한바 있지만 부모의 양육 태도는 자폐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아니다. 그러나 자폐증의 호전과 악화에도 부모의 양육 태도가 관련 없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자폐증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자폐증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폐증이 아닌 일반 아동들에게도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는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줄 수 있다. 가정에서 빚어진 심리적 상처는 왜곡된 심리 정서 상태를 만들 수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같은 방식으로 자폐증 아동 역시 부모로부터 심리적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자폐증 아동들에게서는 그것이 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자폐증 아동들은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지 못할 뿐이지 훨씬 더 예민한 감정 체계를 가지고 있다.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두려움에 민감한데 이는 비대해진 편도체를 통해서 확인된다. 단지 두려움만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에서 형성된 감정 체계에 대한 기억과 집착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는 자폐 아동들에게 끔찍한 기억으로 기록된다.

그 결과 타인과의 소통에 더욱 두려움을 가지게 되며 사회적 고립을 강화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특히나 자폐증 아동들에게 부모는 특별난 존재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이 어려운 자폐증 아동들이 초보적이나마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대상이 바로 부모다. 타인과의 관계형성은 어려운 일이다.

 

유일하게 신뢰하며 교류할 대상인 부모로부터 정서적인 거부가 형성된다면

자폐증 아동들에게 사회적인 탈출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리적인 상처를 풀어줄 대상도 방법도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잘못된 양육 태도는 자폐 아동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치료가 잘 진행되던 자폐 아동이 급작스레 퇘행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엄마가 동생을 낳기 위하여 입원한 이후에는 호전 되었던 눈맞춤이 퇴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이 증가하는 경우 급격하게 상동행동이 증가하는 경우도 흔히 관찰된다.

그 과정이 단기간이라면 이내 회복하여 문제가 안 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퇴행의 고착화로 이어진다.

 

가장 흔하게 저질러지는 오류는 강압적인 훈육을 반복하는 가정환경이다.

자폐 아동의 행동 양식을 이해하지 못한 채

사회통념에 비추어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하여 강제적인 훈육을 반복하는 부모들이 많다.

 

자폐증에 나타나는 상동행동이나 자기자극 현상은 훈육으로 호전될 성격의 것이 아니다.

잘못된 훈육이 강압적으로 반복된다면 자폐 아동에게는 아동학대에 준하는 결과를 이어지게 될 것이다.

 

어떤 아이들이든 부모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지지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특히나 자폐증 아동들에게는 이것들이 더더욱 절실하며 필수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와 자폐 아동의 관계
책 속에서 p110~111

 

자폐증의 본질은 사회성 장애다.

자폐 아동들은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관심 자체가 부족하며

사회적인 교류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다양한 특징이 있지만

특히 사회적인 관계의 기초를 제공하는 감정-정서의 교류 능력의 결핍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자폐증의 호전 정도는 사회성이 얼마나 개선되었는가로 평가가 가능하다.

그리고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지만 그 유효성의 평가는

사회성을 함양시킬 수 있는지 여부로 이루어진다.

잘 짜인 치료 프로그램들을 경험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폐 아동의 사회적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동이 익숙하게 습득할 수 있는 사회적인 경험을 반복할 때 사회성은 강화되기 마련이다.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믿음과 신뢰다.

자폐아동들이 타인과 사회적인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에 대한 공포감이 크다는 것이다.

자폐 아동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최초의 사람은 부모다.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부모는 아이가 최초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대상이다.

 

그러므로 자폐범주장애라는 입장에서 보자면 부모란

사회적 경험을 제공 할 수 있는 최초의 제공자가 된다.

부모와 풍부한 감정적인 교류를 경험하면 할수록 자폐증세는 완화된다.

부모와 어떤 교류도 하지 못한 체 방치된 상태의 아이라면 타인과의 교류는 엄두도 못낸다.

결국 자폐증 아동의 치료가 시작되는 공간은

병원다 아니고 발달센터도 아니며 부모와 함께하는 가정인 것이다.

 

부모는 자폐증을 호전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사
책 속에서 p111~113

 

자폐 아동을 진찰하고 증세를 평가할 때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병원이라는 외부 공간에서의 관찰만으로는 아동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진찰 후에 “아이가 눈맞춤이 없네요.” 하고 이야기하면

“저하고는 눈맞춤을 하는데요?” 라고 반문하는 부모가 많다

외부에서 관찰할 때보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더 많은 기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부모와는 상호작용을 잘하지만 타인과는 어려워하는 것은

자폐증 아동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아이의 상태를 과장되게 이해하는 부모들은 치료자와 평가가 엇갈려

서로 간에 불신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때 필자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한다.

“부모와 100만큼 상호작용을 하면 타인과는 겨우 50만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성을 강화하는 것이 자폐증의 치료 목표라면

당연하게도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치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누가 자폐증 아동에게 감정과 정서의 교류를 경험하도록 유도할 것인가?

누가 가장 효과적인 교육자가 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의심할 여지없이 부모다.

 

자폐증이 기적적으로 호전되어 의사소통을 잘하는 아이들이 종종 보고된다.

이들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위대한 엄마의 역할이 존재한다.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아이의 사회적 능력을 키워내는 노력을 경주하는 부모들이다.

중증 자폐증이 부모의 역할을 떠나서 급작스레 좋아진 사례는 없다.

 

그러므로 좋은 자폐 치료 프로그램이냐 아니냐를 판별하는 기준 중 하나는

부모의 역할을 보는 것이다.

치료의 방관자가 되는 치료 프로그램은 좋은 치료라 볼 수 없다.

부모가 치료의 주체로 나서는 프로그램이 원칙적으로 타당한 것이다.

물론 “꼭 부모여야만 하는가?”라는 반문이 있을 수도 있다.

부모란 광의의 개념으로 주 양약자의 역할이라 생각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