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어떻게 무너지는가?
p230~237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길 바라지만, 부모 자녀간의 복잡한 역학 관계에 당황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겁을 주고 싶지 않은데도 아이들이 제 안의 무언가를 건드리면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나서 멈출 수가 없어요,” 수많은 부모가 이렇게 말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심하게 반응하는 자신의 행동에 놀라곤 한다. 때로는 감정에 압도되어 휘둘리기도 한다. 부모 자녀 관계가 부모의 미해결 문제를 자극한다면, 어떠한 내면 작용이 이러한 단절을 만들어 내는 것인지 성찰해 볼 때다. 부모에게는 과거의 감정에 휩쓸려 자녀와의 현재 순간을 망치는 것을 멈추고 회복할 기회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자녀가 과거의 미해결 문제를 자극하는 상황에 놓이면 마음의 문이 닫히고 경직될 수 있다. 이는 자녀와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하고 명확하게 사고하는 능력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하는 마음 상태에 접어드는 신호다. 이러한 상태를 낮은 처리 모드라고 하며, 여기서는 낮은 길이라고 부를 것이다. 낮은 처리 모드에 들어가면 두려움,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이 범람한다. 이렇게 강렬한 감정에 휩사이면 신중한 반응이 아니라 충동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감정적인 대응이 마음 챙김을 대신하면 낮은 길에 들어서게 되고, 그러면 자녀에게 양분이 되는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연결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낮은 길의 마음 상태에 접어들면, 반복적인 사이클에 갇혀 결국에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은다. 해결되지 않고 남겨진 문제를 갖고 있으면,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낮은 길로 빠지기 쉽다. 만약 당신이 분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밤마다 취침 시간이 전쟁터가 될 수 있다.
중략
이렇게 낮은 길의 마음 상태에서 자녀에게 한 행동에 대해, 그 행동을 한 자신에 대해 좋은 감정을 느낄 부모는 없다. 그러나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성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낮은 길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낮은 길에 있으면 높은 처리 모드롤 돌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의 뿌리를 성찰하면, 자신을 이해하고 낮은 길로 드러설 확률을 최소화하는 회복 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부모의 자기 치유력이 아이의 자존감이 된다.
유년기의 경험이 한 사람의 평생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상처밚은 부모도 충분히 괜찮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어도 그 경험을 바르게 받아들이기만 하면 아이와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안정을 느끼는 것은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와 연관되어 있다. 스스로를 이해하며 발전하는 부모는 아이들에게 안정감의 토대를 마련해 즘으러써 아이의 성장을 돕는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과 소통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을 바라본다. 또한 부모와 목적의식 있는 상호작용을 주고 받을 때 발전한다. 아이들의 자기 이해와 대인관계 능력은 부모와으 정서적 유대에 달려있다.
부모가 되면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아이한테 배울 때도 많다는 사실을 금세 깨닫는다. 이 긴밀한 관계를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 추억을 쌓으면서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는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부모의 내면이 아이의 세상이 된다. / 대니얼 J. 시겔, 메리 하첼 지음-
전삼용 신부님의 강론 일부분의 글로 이 책 읽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1930년대 심리학자 징양 쿠오(Zing-Yang Kuo)는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를 두 그룹으로 나누었지요. A그룹은 어미가 쥐를 사냥하는 것을 보고 자라게 했고, B그룹은 쥐와 한집에서 친구처럼 자라게 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 사냥을 보고 자란 A그룹은 85%가 쥐를 사냥했지만, 쥐와 함께 자란 B그룹은 쥐를 사냥하지 않았고 심지어 쥐를 무서워하기까지 했습니다.
"고양이는 쥐를 잡는다"는 것은 피에 새겨진 본능이 아니라, 어미를 보고 배운 '문화'였던 것입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생존 기술은 철저한 조기 교육의 결과입니다.
사막의 파수꾼 미어캣을 보십시오. 그들은 독이 있는 전갈을 먹고 삽니다. 하지만 새끼가 처음부터 전갈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어미는 단계적으로 가르칩니다. 처음에는 죽은 전갈을 주고, 다음에는 독침을 뺀 산 전갈을 주고, 마지막에는 독침이 있는 전갈을 주되 옆에서 지켜봅니다.
이 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새끼는 야생에서 전갈을 건드렸다가 쏘여 죽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생존하는 법을 보여주는 교과서입니다. 보여주지 않으면, 자녀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생존뿐만이 아닙니다. 관계를 맺고 사랑하는 법도 철저히 배워야 합니다.
사랑은 본능이 아니라 '실력'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의 그 유명하고도 슬픈 '원숭이 실험'을 아실 겁니다. 그는 갓 태어난 원숭이를 어미에게서 떼어놓고, 우유가 나오는 차가운 철사 어미와 우유는 없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감싼 어미 인형을 넣어주었습니다.
아기 원숭이는 배고플 때만 잠시 철사 어미에게 가고, 나머지 시간은 온종일 천 어미에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따뜻한 접촉, 즉 사랑에 대한 갈구가 식욕보다 컸던 것이지요.
하지만 진짜 비극은 그다음입니다. 이렇게 모조품 어미 밑에서 자란 원숭이들은 나중에 무리에 넣어주어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짝짓기도 거부했으며, 억지로 새끼를 낳게 해도 자기 새끼를 돌보지 않고 공격했습니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것입니다.
사랑의 모델이 부재한 곳, 그곳이 바로 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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