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자폐증, 감정이 없는 아이일까?
p49~55
자폐증 아동들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에 하나는
이 아이들을 감정이 없는 사람들이라 여기는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 대부분은
얼굴에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무표정 상태를 유지한다.
게다가 마치 로봇과는 같은 차가운 표정에 눈맞춤도 되지
않으니 이 아이들은 마음까지도 차가운 상태일 것이라 지레짐작 하는 것이다.
자폐증 아동을 감정도 반응도 없는 존재라 여기는 주변 사람들은
아이를 상대로 교류를 시도하지 않게 된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교류를 시도해보지만
아이의 무표정 앞에 좌절하고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아이의 자폐스펙트럼장애가
더욱 심화 고착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
교류를 포기하는 부모의 미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해 속에 고립되는 아이들의 상황은 더욱 안타깝다.
자폐증 아동들은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은 순수할 정도로 풍부하다.
그러나 그 감정을 체계 있게 꺼내서 전달할 수 없는 것뿐이다.
즉 자폐증은 정서가 메마른 장애가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고 전달 받는 교류 능력의 장애인 것이다.
[중략]
자폐 아동들은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반응을 난한다고 없는 사람 취급을 하며,
아이가 상처받는 말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표현은 못하지만 부모의 말을 다 듣고 있고
부모의 마음도 다 헤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폐 아동을 키우는 부모라면
항시 말과 표정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반응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풍부한 감정 상태로 끝없이 아이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P 55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에서 진화와 자폐의 상관성을 연구하는
버나드 크레스피 생물학 박사는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자폐증은
인간의 지능이 고도화되는 진화 과정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 증거로 크레스피 박사는 자폐아들의 뇌세포가 많고 크다는 점,
뇌의 성장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왕성하게 성장하는 시냅스조직, 향상된 정보처리 능력 등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수한 형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절 기능의 혼란으로 지능검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크레스피 박사의 주장을 접하기 전부터 그와 같은 생각을 해왔다.
자폐증은 정보처리 능력을 극도로 향상하고자 하는 진화경향의 산물로 보인다.
그로 인하여 기본적으로는
일반인에 비하여 우수한 두뇌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능력이 사회적 표현 방식과 조화되지 못하여
어려움을 나타날 뿐이다.
자폐아동을 둔 부모라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아이를 적절하게 치료하고 교육할 수 있다면
자폐 아동은 매우 우수한 사회적 능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리고 아이의 학력 발달을 위한 노력을 결코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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