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예와 아니오

모두가 주인공인 나라

J_카타리나 2022. 11. 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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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주인공인 나라

 

아무래도 제가 만나는 사람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목사들입니다. 교회를 담임하게 되지 않았을 때는 비교적 교제가 진지합니다. 저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 고민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크건 작건 교회를 맡게 되면 태도가 일변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저와의 도모를 고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런 태도는 사라집니다.

 

하나님 나라를 추구한다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한 목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저에게 멘토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여러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한 작은 섬 교회의 목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곳 목사들을 모아서 제게 강의를 듣겠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그가 목회하는 모습을 보고 몇 차례 지적을 하였습니다. 그는 제 지적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지적이 있은 후 그는 내게 최후통첩을 하였습니다. 그가 마지막 남긴 말은 왜 제 주변에 사람이 없는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한 후에 자신의 모든 것에 접근금지 조치를 하였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있습니다. 이분은 도시의 대형교회를 다니던 분입니다. 교회에 문제가 생겨 한동안 떨어져 나온 분들을 섬기는 일을 했습니다. 그 일을 하면서 신대원을 마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목사가 된 후에도 한동안 그 교회에서 그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다 다른 도시의 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은 저와의 교제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된 후에는 교제가 끊어졌습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목사처럼 단절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 목사가 목회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목사와 많이 다르지만 교회가 이 두 분의 우상이 되었다는 사실은 동일했습니다. 교회는 이분들의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을 영혼구원과 동일시 한다는 사실을 이분들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나온다는 것이 정말 영혼구원일까요? 일단 교회엘 나와야 구원이 가능하다는 사고는 오늘날 그리스도교의 정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몸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아니 작동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교회의 머리는 더 이상 그리스도가 아니라 성직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날 교회가 우상이 되었다고 이야기 하고, 교회 안에 예수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없다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목사님은 저의 이런 생각을 확고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분들은 다른 목사들과 달리 매우 신실합니다. 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자신을 희생하는 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분들이 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이 하나님 나라나 하나님의 정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이 열심히 일해 얻게 되는 모든 결과는 이분들의 영광일 뿐입니다.

 

물론 이분들은 그것을 부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향해 가는 곳은 오늘날 이미 대형교회들이 걸었던 것과 똑같은 길입니다. 그리스도교의 시대가 저물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대형교회가 되기는 많이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 모습이 비슷합니다. 교회가 커지는 것은 이 두 목사님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분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이미 대형교회 목사들의 상투어를 반복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분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끝나는 곳에서 그리스도의 능력이 비로소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없습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두 번째로 언급한 목사님의 경우는 그 사실이 현저합니다. 그분은 자신이 이뤄 놓은 인맥을 이용해서 끊임없이 일을 도모합니다. 이분은 자신이 엔터테인먼트(마케팅은 물론)에 물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분이 그렇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에도 어떤 분이 지적한 것처럼 오늘날 교회가 왜 이처럼 떨어졌는지 그 이유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게 엔터테인먼트를(마케팅과) 통해 성장하는 교회에서 교인들은 점점 더 관객이 되어갑니다. 관객들이 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관객들은 돈이라는 활동에 가장 중요한 수단을 제공합니다. 교회가 일을 많이 할수록 이분들은 돈을 더 많이 내야 합니다. 인기가 좋은 공연이 비싸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돈을 더 많이 내지 않으려면 관객의 수를 늘려야 합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관객을 늘리는 일에도 열심을 냅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그러면 그럴수록 관객으로서의 정체성이 공고해집니다. 더 자극적이고 더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게 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이분들은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객이 전도되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관객이 되고 다른 방문객이나 그 교회의 목사가 점점 더 비중이 큰 주인공이 됩니다. 다른 방문하는 배우들의 무게가 나갈수록 담임목사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집니다. 확고한 주연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목사에게 십자가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영광이 더해집니다. 애써 그것을 하나님께 돌리려 하지만 영광은 그렇게 돌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하나님이야말로 그 목사의 영광을 더해주는 더욱 확실한 도구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사실 이분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교가 이미 오래 전에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오래 전에 제자들의 사회가 되는 것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신앙의 자유와 하나님 나라(제자들의 사회로서의)를 바꾸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포기하고 신앙의 안전(박해의 종식)을 도모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가 된 것은 변질된 그리스도교가 갈 수밖에 없는 길이며 거칠 수밖에 없는 올무입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은 모두가 왕이며 제사장인 사람들입니다. 예언자의 역할도 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은 이 세 가지 역할을 하는 주인공들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는 모두가 주인공인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변질된 그리스도교에서는 오직 목사와 선교사, 그리고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그리스도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만이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

 

오늘날 그리스도교에서는 이렇게 잘못된 그리스도교의 모습만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근본적으로 알 수 없고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어제도 저는 장을 보면서 노숙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공손하게 돈을 드렸습니다. 세상의 관점으로 보면 돈을 준 제가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보면 돈을 받아 주신 그분도 주인공입니다. 그분이 저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가 그분에게 감사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저는 하나님이 주시는 하늘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가 변질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 이유를 잘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saeculum)에 속한 일을 하는 신자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들은 교회의 교사들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다. 그들은 ‘지식을 지닌 사람들에 의해 다스림을 받는다.’ 평신도는 그들의 일을 통해 사회가 기능하게 하는 데 필요한 일을 수행한다.… 그들의 일은 교회에게 중요하다. 그들의 수입이 교회의 필요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그들의 일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길이 어떻게 그들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켜 다른 이들을 믿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상하는 것이 아니다.”(앨런 크라이더, <초기교회와 인내의 발효> 감광남 옮김, Ivp, p.477-478)

 

목사님들이 열심히 일 해 교회가 커지면 커질수록 교인들은 점점 더 수동적인 관객이 되어갑니다. 그들은 다만 돈을 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스타가 된 목사들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그 목사가 연출하거나 연기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관객이 된 교인들은 물론 스타가 된 목사까지 모두가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가 세상 그 어떤 구조보다 확고한 계급구조(Hierarchy)가 되었습니다. 성직자와 (수도자와) 평신도라는 이 계급구조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리스도교는 영원히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볼 수 있는 은혜가 여러분들에게 임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나라는 그 어떤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인 나라입니다. 서로 사랑하면 사랑하는 자와 사랑받는 자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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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주인공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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