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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쌤의 이번 주 방송 주제는 ‘무너진 공부 자신감, 어떻게 올려주면 좋을까’입니다.

 

시험을 망쳐버리고 상심해있을 때 어떻게 하면 공부 자신감을 끌어올려줄 수 있을지

아이와의 대화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이제 중고등학교 중간고사가 다 끝났죠?

 

-> 전국에 있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휴를 아주 즐겁게 보내고 계신 가정이 있는 반면에 아주 암울한 연휴를 보내고 계신 가정도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 자녀가 있는 집들을 보면 분위기가 안 좋은 가정이 많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님들 모두 가장 충격을 받는 시험이 바로 고1 첫 중간고사거든요.

 


2. 고1 첫 중간고사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이유가 뭔가요?

 

-> 예상했던 것과 가장 다른 결과가 나오는 시험이 바로 고1 첫 중간고사이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중학교 때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 때문에 성적이 올라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점수 뿐 아니라 등급까지 떨어져 버리니까 이러다 대학도 못 가고 취직도 못 하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몰려오지요. 그래서 시험을 망치고 나면 자존감까지 무너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3. 고등학교 가면 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인가요?

 

-> 중학교 시험과 고등학교 시험의 차이 때문입니다.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나도 열심히 하면 성적이 잘 나오는구나’라는 자신감을 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게다가 중학교 내신은 절대평가로 반영하기 때문에 등수를 메길 필요도 없지요. 그래서 중학교 시험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 누구나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쉽게 출제됩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목표로 하는데다가 내신도 상대평가로 반영하기 때문에 등수를 정확하게 나눌 수 있도록 시험을 어렵게 출제합니다. 그래서 중학교 시험은 과목별 평균 성적이 70~80점 정도가 나오지만, 고등학교 시험은 중학교 평균 성적보다 20점 정도 낮은 50~60점 정도로 형성됩니다. 고등학교는 시험문제 자체가 더 어렵다 보니 당연히 점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애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함께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중학교 때보다 점수가 낮아졌다고 해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알고 봤더니 등수는 올랐더라 라는 경우들도 있거든요.

 


4.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등급은 왜 떨어지는 것인가요? 공부 잘하는 최상위권 애들이 특목고로 빠져나가니까 등급은 오히려 올라야 되지 않나요?

 

-> 특목고로 빠져나가는 최상위권 학생들보다 특성화고로 빠져나가는 중위권이나 하위권 학생들이 훨씬 많습니다. 내 위에서 빠져나간 인원보다 아래에서 빠져나간 인원이 더 많다 보니 석차백분율로 따지는 등급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5-1. 시험을 망친 후 아이들의 자존감이 무너졌을 때는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은가요?

 

-> 일단 부모님부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을 한 번 망친 것뿐인데 벌써 입시를 다 망친 것처럼 초조해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고1 첫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면 전학이나 자퇴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올해에는 중간고사 기간에 대입 수시 모집 비율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발표까지 나오면서 전학이나 자퇴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지요.

 

그런데 부모님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더 불안해지기만 할 뿐이지요. 그래서 일단 부모님부터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아이들과 대화를 해주시는 것이 좋은데 이 때 3비를 조심하셔야 합니다.

 


5-2. 3비가 뭔가요?

 

-> 비하, 비교, 비꼬기의 첫글자를 딴 것인데

 

첫 번째는 비하입니다. ‘이거 지난 번에 엄마가 가르쳐 준거잖아. 그런데 또 틀렸어. 너는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니? 돌머리야?’라며 아이의 타고난 능력을 비하하는 겁니다. 이런 식의 발언은 아이의 자존감을 짓밟는 최악의 인신공격입니다. 거의 경멸 수준이지요. 이런 말을 들으면 아이들도 예쁜 말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러는 엄마는 얼마나 잘 났는데? 그리고 엄마가 날 이렇게 낳은거잖아.’라면서 감정적으로 되받아치기 쉽거든요. 그러면 엄마는 ‘어따 대고 말대꾸야. 공부를 못하면 성격이라도 좋아야지. 하여간 지 아빠 닮아가지고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어.’라면서 감정싸움으로 흐르다가 부부싸움까지 번지는 경우가 있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할 때 타고난 능력에 대한 비하는 절대적으로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비교입니다. ‘언니는 이번에도 100점 받아왔는데 너는 도대체 점수가 이게 뭐니? 제발 언니 절반만이라도 쫓아가봐라’라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때 가장 나쁜 비교대상이 바로 형제자매입니다. 형제자매와 비교해버리면 그 사람까지 미워하게 되거든요. ‘나도 못한 것은 아닌데 언니가 너무 잘 해서 나만 또 혼났다’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러면 언니를 본받기는 커녕 언니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싶어집니다. 이제 와서 언니를 따라잡기도 힘들 뿐 아니라 따라잡는다고 해도 본전 밖에 안 되거든요. 못 따라잡으면 ‘역시, 그러면 그렇지’라면서 무시만 당할 뿐이고요. 그렇다 보니 형제자매간에 비교를 해봤자 부모님이 의도하신 대로 흘러가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비교당하면 자신이 비난당했다고 느끼니까요.

 

세 번째는 비꼬기입니다. ‘네가 그러면 그렇지. 너를 믿은 내가 바보다 바보. 아예 기대를 하지 말아야지.’라는 식으로 말을 돌려가며 비꼬는 겁니다. 차라리 대놓고 욕을 하는 것이 낫지 돌려서 비꼬면 기분이 더 나쁘잖아요.  ‘그 성적에 밥이 넘어가니’, ‘그러고도 잠이 오니’, ‘너는 성격이 느긋해서 참 좋겠다’ 라는 식의 말들도 아이들이 듣기 싫어하는 대표적인 비꼬기 말들이지요.

 


6. 비하나 비교, 비꼬기를 하면 기분이 나빠져서 부모와의 사이도 안 좋아질 것 같아요.

 

->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할 때 비하, 비교, 비꼬기라는 3비는 줄이고 감정읽기와 공감하기를 많이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때도 어설픈 위로로 아이들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주로 아빠들이 자주하는 실수인데 아이가 시험을 망치고 울고 있으면 아이를 위로해주기 위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아빠들이 많이 계십니다.

 

‘괜찮아, 울지마. 그깟 시험 한 번 망칠 수도 있지 뭘 그거 가지고 울고 그래? 다음에 잘 하면 되지’라고요. 이런 말이 아빠 입장에서는 위로해준다고 하는 말인데 아이 입장에서는 별로 위로가 안 됩니다.

 

‘다음에 잘 하긴 뭘 잘 해요? 요즘 입시에서 내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세요? 시험 한 번 망치면 나중에 아무리 잘 해도 다 끝이라고요!’라는 식으로 아빠가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참견한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게다가 ‘그깟 시험’이라는 식의 표현은 아빠 입장에서는 ‘어차피 지난 일이니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라는 좋은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열심히 준비한 시험을 폄하하는 것이 되고 그것은 자신의 노력까지 폄하하는 것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요. 아빠가 딸과 대화하다가 자주 실수하는 상황이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7.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 지난 주에 아이들 성적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춰주시라는 말씀드렸는데 공감하는 대화를 해주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지요. ‘아이고, 우리 딸. 이번에 시험 준비한다고 밤늦게까지 잠도 못자고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안 좋아서 어떻게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겠다.’라고 아이가 한 노력을 인정해주시면서 아이의 아픈 마음에 공감해주시는 것이지요.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말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되거든요.

 

그리고 아이들 성적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이의 자존감이 무너지는 겁니다. 아이들이 시험을 망치고 나면 ‘엄마, 나는 머리가 너무 나쁜 것 같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돼!’라는 식으로 자기비하까지 하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자존감만 무너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오뚜기처럼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에서 아이가 상처를 입었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세요. 나쁜 일만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 상관없습니다. 심지어 게임이나 만화 그리기 같이 시간 낭비로 보이는 일도 괜찮습니다. 지금 당장 공부를 해도 모자랄 것 같은데 쓸데 없는 일을 하라고 하니 답답하실 수도 있지만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일단은 아이가 자신이 잘 하는 일을 바탕으로 자신감과 자존감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공부는 잘 하는 일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확장해나가면 되니까요. 지금 우리 아이에게서 가장 먼저 끌어올려야 할 것은 성적이 아니라 무너진 자존감입니다.


- 강명규쌤의 <스터디홀릭> 




출처 : 금촌멘토수학
글쓴이 : J_카타리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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