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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에 있는 나루터공동체는 25년전인 1983년
정신지체아들의 부모모임 인지회로부터 창설되어
10년이 지난 1993년 한국순교복자수도회 수사님들이 인수받아
15년간을 이끌어 오면서 생활시설은 물론,작업장 및 부대시설을 갖춰
성인 정신지체인 30명이 봉사자 후원자 선생님, 그리고 수사님들이
모범적으로 잘 꾸려가시는 곳입니다. 
아래의 글은 두 달에 한번 교구 시설장모임에서 만나뵙는
늘 환한 웃음의 전덕환수사님의 글입니다. 
멀지않은 장래의 우리 아이들과 늙은 후의 우리모습같아 
읽으면서 절로 눈물이 고이네요.
우리가 아이들을 보살필 수 없을때가 그리 멀지 않았으니까요.
믿음과 사랑이 가득한 나루터 공동체생활의 
감동스런 글,두 꼭지를 올리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제목 : 하늘나라에 가신 엘리야 어머니의 염원>(2003.1.18 토 방송) 
모든 장애인 시설이 시작에는 다 그렇듯이 자원도 부족하고 인력도 모자르고 
함께하는 선생님들의 경험부족에서 오는 실수는 곳곳에서 발견되었지요. 
장애친구들을 위한 계획보다는 시설을 관리하는데 급급하여 
마음고생 몸고생 많이들 하였습니다. 저희 나루터공동체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이제 엘리아 친구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이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그 어머니께서 약 3년전에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식물인간이 되시어 
할머니와 아버지가 간병하여 오셨습니다. 
2년반을 앓으셨을 때 드디어 아버지 마저 암에 걸리시어 암말기 판정을 받으시게 되었지요. 
저는 안되겠다 싶어 엘리야 친구를 데리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부모님 병문안을 함께 다녀왔습니다. 
저는 병원에 계신 아버지께 이제 엘리야 장애아들에 대해서는 걱정하시지 말라고 안심시켜 드리고, 
집으로 가서 천정만 멀뚱히 쳐다보며 누워 계시는 어머니를 뵙고서 
저는 한참이나 많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듣고 계시는지 못들으시는지 저는 전혀 모르지만 그저 지난 세월을 되뇌이며 
어머니께서 나루터공동체를 세우시느라 고생하신 처음 이야기하며 
기억속 고생의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등등을 말씀드렸지요. 
그리고 이제 도움 주려는 선생님들이 많이 오셔서 새로운 출발을 하니까 
엘리야 아들은 걱정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멍뚱하게 천정만 쳐다보는 두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혀 거동표현이 없었지만 귀로는 다 듣고 계셨던 것입니다. 
어머니도 울고 저도 울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두손을 잡고 정중하게 다시 말씀을 드렸지요. 
이제 장애아들 엘리야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히 계시라고요. 
그러고 돌아온지 20일만에 엘리야 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긴장의 끈을 놓으신 것이지요. 장애자녀를 두고 어떻게 두눈을 편히 감을 수 있겠는가 하는 
부모된 마음이 너무도 가슴에 아려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달뒤 아버지도 돌아가셨지요. 
두달 사이로 엘리야 친구의 부모님을 하늘나라에 보내드렸습니다. 
엘리야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어디 가셨어? 하늘나라! 아빠 어디 가셨어? 하늘나라! 
엄마 아빠 보고 싶지 않아? 보고싶어! 그럼 엘리야씨도 하늘나라 갈까? 싫어!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돌아서는 엘리야 친구의 뒷모습이 
어떻게나 가슴으로 쓰리게 젖어드는지요. 
<제목: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2002.11.2 토 방송) 
안녕하세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전덕환 미카엘 수사입니다. 
경기도 양주읍에 있는 나루터공동체에서 정신지체장애인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신지체장애인은 IQ가 70이하로 나이가 서른이 되어도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의 선생님들은 이런 사람들을 친구라고 부르죠. 
친구들의 눈높이(수준)에 맞추어 이야기하면 대화는 잘 이루어진답니다. 
오늘은 엘리야 라는 친구를 소개합니다. 
이 친구는 유난히 사랑을 확인하고 갈구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을 끊임없
이 귀찮게 한답니다. 다시는 말썽을 안부리기로 약속에 약속을 하지만 
그 순간뿐이고 돌아서면 바로 사고를 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 눈치가 빠르고 애교가 넘쳐흘러 야단을 칠 수 없게 만들거든요. 
몇일전, 이 친구가 갑자기 소란을 피웠었니다. 
"엘리야씨 그러면 안되지, 안하기로 약속했잖아?"하고 소리를 지르자 바로 다소곳하게 
"네 안그럴께요" 하며 특유의 애교를 떨었읍니다. 
저는 이번만큼은 다짐을 단단히 받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엘리야씨의 두손을 감싸잡고 속마음을 물었습니다 
"엘리야씨 안그러기로 약속했는데 왜 그랬
어? 우리 사나이끼리 솔직하게 이야기 좀 해보자"라고 하자 그는 제 눈을 보면서 
"안그럴께요. 용서해 주세요"라고 말했읍니다. 
"그래 수사님이 다 용서해 줄테니깐 네 속마음 좀 이야기 해봐"하고 물었습니다.
 "이야기하면 혼 안낼꺼지?" "그럼 혼안낼께" "벌 안세울꺼지?" "그럼 벌도 안세울께. 
도대체 왜 심통을 부리는 거야. 이야기 해봐 왜 그랬어?" 
그의 대답은 간단하면서도 찡하게 다가오는 대답이었습니다. 
"나도 몰라 내속에 누가 있어" 
저는 그 대답 앞에 아무런 대꾸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이 핑 돌구요. 등골이 찡하게 전율이 오더군요. 
전혀 상상치 못한 철학적 대답이 나올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말뿐만이 아닙니다. 엘리야씨가 항상 즐겨부르는 가수 조성모의 '가시나무'를 부르면서 돌아섭니다.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 
저희 수도자나 선생님들이 친구들을 돕고 산다고는 하지만 
이럴 때마다 저희는 온몸이 짜릿할 정도로 친구들로
부터 진솔하게 사랑을 배우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왜 장애인들을 돌보며 살아야 하느냐고, 
왜 그네들과 사회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마태20:28) 
하느님의 거룩한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피조물인 우리 인간을 섬기러 오셨다고 말입니다. 
누구를 섬겨야 할까요. 어떻게 섬겨야 할까요. 
마태오 복음 25장에서(25:35-40)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내게 먹을 것
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에 내게 마시게 해주었다. 
나그네 되었을 때 맞아들였고, 헐벗었을 때 입혀 주었다. 
병들거나 정신지체장애인이 되어 나루터공동체에 살고 있을 때 찾아와 주었다. 라고 말입니다. 
출처 : 상록수 자활센터
글쓴이 : 옥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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