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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홀로 서는 너를 위하여31 - 켄트 너번   
정승현 옮김
발행처: 한마음사 

16. 크레이그의 교훈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
그리고 많은 나이든 사람들은 -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립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동질성의 심각한 위기속에서 살아간다.

약간의 사람들, 특히 젊은 여자들은
사회적 동질성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희미해질 때까지
곁에 있는 다른 사람의 흥미속에 자신의 흥미를 감추고 산다.

다른 사람들,
자주 젊은 남자들은 그럭저럭 전반적이고 완성되어 보이는
자신을 만드는 일을 시도하는 것에서,
자기 중요성과 성취를 과시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한 절망적인 시도들을 한다.
더욱이 몇몇 남녀들은 자기들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혹은 다른 사람의 기대치에 부응하여
자신의 사회적 동질성을 수립하려는 시도를 하고,
그러한 경쟁에서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덧없이 비판하면서 시간을 허비한다.

그들 각자의 마음에는 누군가 그밖의 다른 사람이
그들의 현재 위치에 대해 판단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가면이 벗겨지거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

내가 좀더 젊었을 때,
나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이런 풍토와 함께 열병을 앓았을 정도였다.
자주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판단할까라는 걱정 때문에 감히 행동하지 못했었다.
어떤 때에는, 내가 생각하고 행하는 모든 것을
확실히 승인받기 위한 눈물나는 시도로서
논쟁의 중심에 내 자신을 강제로 내몰곤 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옳든 그르든 무조건 배제했다.
나는 그들을 비난하고 힐책했다.
나를 둘러싼 다른 이들을 보다 낮추어 봄으로써
나를 높일 심산으로 그들의 약점과 모순에 공격의 초점을 맞추었다.
어떤 때는 그걸 깨닫기도 하지만 다른 때는 깨닫지조차 못했다.

그건 내가 성년에 도달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습관적으로남아있었고,
그런 행위는 내 주위를 둘러싼 불확실성에서
나 스스로를 끌어내기 이전까지
나의 친구들에 의해 비판당하고 책망될 기회를 가졌었다.

크레이그는 나의 가까운 친구였다.
그는 그가 들어간 어떤 방이든
그곳에 있는 사람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그는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동안,
말하는 사람에게 완전히 집중시키게 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은 갑자기 그가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기 전보다
더 중요하고 책임있게 얘기해야 한다고 느끼게 된다.
그는 다른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대우해준다.
사람들은 그를 사랑했다.

그와 나는 함께 대학원에 진학했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었지.
우리는 같이 여자와 함께 여행도 했었단다.
우리는 함께 진리를 찾고 진실을 구했었다.
우리는 서로의 좋은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서로의 결점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그러나 우리에겐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가 정신의 햇빛아래에서 살았던 반면
나는 달빛아래에서 살고 있었다.
우리는 그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는 결코 비쳐질 수 없는
우리 존재의 치수를 드러내는 거울과 같이 서로를 좋아했다.

햇빛이 비추는 가을의 어느날,
우리는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 마주앉아
우리의 연구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내가 무심코 창문밖을 응시했을 때,
무리를 지어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나의 교수들중 한 명을 주목하게 되었다.
그는 여름내내 그곳을 떠나 있었고, 나와는 좋게 헤어지지 못했었다.
나는 그가 제기한 어떤 견해에 대해 크게 반발했고,
나의 질문에 대해 그는 모욕적인 반발로 되받아 쳤었다.
우리는 그날 이래로 서로를 보지 않았다.

"담이 있어." 나는 크레이그에게 말했다.
"나는 그를 보고 싶지가 않아."
"왜 그래?" 크레이그가 물었다.

나는 지난 봄에 있었던 사건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우리는 좋지 않게 헤어졌어." 나는 말했다
."게다가 저 자식이 날 좋아하지 않아."

크레이그는 창가로 걸어와서 그가 지나가는 모습을 내려다 보았다.
"나는 자네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는 내게 타이르듯 이렇게 말했다.

"등을 돌리고 떠난 사람은 그가 아니라 바로 자네야.
그리고 자넨 단지 공포심 때문에 그랬던 걸 거야.
그는 아마 자네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거고,
그래서 그는 자네에게 따뜻하게 대하지 못했을 거야.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게 생각해.
사람들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만약 지금이라도 자네가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그도 자네에게 관심을 가질거야. 내려가서 그와 얘기해 보렴."

크레이그는 간결하게 말했고,
나는 시험삼아 교수들이 가고 있는 주차장을 향해 계단을 내려갔다.
나는 따스한 느낌이 드는 미소를 지으려고 애쓰면서 그 교수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지난 여름동안 뭘했는지 물어보았다.
나의 따스한 태도에 그는 놀란듯이 나를 바라보았고,
나의 어깨에 친근하게 팔을 얹었다.
우리는 지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공원을 거닐었다.
나의 한 쪽 눈 모퉁이로 창가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크게이그를 볼 수 있었다.

출처 : 好學의 智慧硏究所
글쓴이 : 잔잔한 호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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