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신앙글)

♣ 본질을 사는 인간 -[1]

J_카타리나 2006. 1. 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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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성도)의 본질을 사는 인간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말해보라고 하면
대개 행위 차원에서 말한다. 예를 들면

"그리스도인은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하는 식이다.

특히 천주교 신자들은 봉사활동을 강조한다. 갓 입교한 신자들은
대개 기도생활이나 성서공부를 하도록 권고받기보다는 봉사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기를 권고받는다.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 노동청년회,
빈첸시오회 등 갖가지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도록 권유받지만 주님과의
친교를 위해서 기도해야 된다거나 주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성서를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별로 듣지 못한다.


나는 수도회에서 성소자 담당으로 있기 때문에 수도생활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왜 수도생활을 하려고 하는가, 왜 사제가 되려고
하는가 물어보면 봉사를 하고 싶어서라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사회 정의를
위해서 일하고 싶다느니 젊은이들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느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살고 싶다느니...등. 하느님이나 예수님에 대한 언급은 없다.


성소(聖召)는 문자 그대로 '거룩한 부르심'이다. 주님께서 부르시는 것이건만
주님에 대한 언급은 없고 봉사를 하고 싶어서란다.


물론 이웃을 위한 봉사없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웃사랑만으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타종교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유가(儒家)에서도 그리스도교의 사랑에 해당 되는 인(仁)을 강조하고 있고
불가(佛家)에서도 사랑에 상응하는 자비(慈悲)를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스도인에 대한 정의는 행위 차원에서 보다는 인격적 관계 차원에서
말해야 한다. 한 사람이 무엇을 행위하고 있는지는 그가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바오로 사도는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항상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나 바오로'라고 소개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제자란 행위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인격적 관계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이다. 나를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심을
고백하고 자신의 온 생애를 주님께 맡기고 제자가 되어 따라가는 자이다.


마태오복음 마지막에 보면 예수께서 구원사업을 다 마친 뒤 하늘로 오르시기 전
열두 제자들에게 이렇게 명령하신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라..." 모든 사람을 당신 제자로 삼으라고
명령하셨기에 열두 사도를 비롯한 초대교회 신자들은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세상에
복음을 전하였다. 그 결과 지금 우리도 주님의 제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제자 직분의 두가지 본질

그리스도인의 본질은 곧 제자 직분의 본질이다. 왜 주님께서 우리를 제자로
부르셨는지 알게 되면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구체적으로 제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주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셨는지
분명하게 알려주는 성서 말씀이 있다.


예수께서는 열둘을 뽑아 사도(apostoloi 파견받은 자)로 삼으시고 당신 곁에
있게 하셨다. 이것은 그들을 보내어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주시려는 것이었다.(마가 3:14~15)


주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주님과 함께 있게 하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주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여 복음을 전하고 봉사활동을 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주님 곁에(함께)있는 자'는 제자를 가리키는 또 다른 말이다.
공관 복음서는 제자라는 말보다 '주님과 함께 있는 자'라는 말을 자주 쓴다.
베드로는 예수께서 대사제 가야파의 집에 끌려가 재판을 받는 동안 세 차례나
배반한다. 하녀가 베드로에게 던지는 질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저 사람의 제자이지요?"라고 물어본 것이 아니라
"당신도 저 사람과 함께 다니던 사람이군요/"라고 묻는다 (마가14:67)

또 군대라는 마귀에 들렸던 사람이 제정신이 들고 나서 "예수님과 함께"
있게 해 달라고 청한다.(마가5:18)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해 달라는 말이다.

이렇게 '주님과 함께 있는 자'는 제자직의 첫번째 정의이다.

한편 요한복음 저자는 제자를 '주님과 함께 머무는 자'로 표현한다. 요한복음에서
'머물다'란 동사는 제자직의 본질을 가리키는 중요한 단어이다.

예수님의 첫 제자가 된 두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

선생님, 어디 머물고 계십니까.?"(요한1:38)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수께서 그리스도임을 믿고 자기 동네에 머물기를 청한다.(요한4:40)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참된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신 말씀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하신다.(요한8:31)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머문다는 것은 예수님과 항구하게
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말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 포도나무에 붙어있지 않은
가지가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나에게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누구든지 나에게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나를 떠난 사람을 잘려나간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말라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런 가지를 모아다가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너희가 나를 떠나지 않고
또 내 말을 간직해 둔다면 무슨 소원이든지 구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요한15:4~8)


이렇게 공관 복음에서든(마가), 요한복음에서든 '예수와 함께 있는 자' 또는
'예수 안에 머무는 자'란 예수님의 제자를 지칭하는 표현이요 제자직의 첫번째
본질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다는 것을 단순히 마음만으로 함께 있는
내적 일치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함께 있다는 것은 육체적으로 공간적으로도
함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예수님과 함께 하는 구체적 자리
예수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구체적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주님과 함께 하는 소명은 내적 침묵과 고독, 명상과 기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두 번째로 주님께서 우리를 제자로 불러주신 것은 우리를 파견하여 복음을 전하고
봉사활동을 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앞서 제자직의 첫번째 본질을 나타내는 문장의
주어는 "그들"이었다("그들이 당신과 함께 있기 위해서"). 그런데 두 번재 문장의
주어는 예수님이다.
("당신이 그들을 파견하여 복음을 선포하게 하며 귀신들을 쫓아내기 위하여....").


문장들을 매끄럽게 연결시켜려면 주어를 동일하게 사용하면서 평행구문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예르 들면 "그들이 당신과 함께 있기 위해서. 그들이 복음을 선포하며
귀신들을 쫓아내기 위해서"라는 식이다. 아니면 예수님이 주어가 되어서
"당신이 그들과 함께 있기 위해서. 당신이 그들을 보내어 복음을 선포하며 귀신들을
쫓아내기 위해서"라는 식이다.


하지만 성령의 감도를 받아서 쓰여진 성서는

첫째 문장에서는 불림받은 제자들을 주어로 삼고,
둘째 문장에서는 예수님을 주어로 삼고 있다.


여기에는 중요한 가르침이 있다.
먼저 첫째 문장"그들이 당신과 함께 있기 위해서"를 보자
부르심은 주님으로부터 오지만 주님과 함께 있거나 있지 않거나는 우리에게
달려 있지 주님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주님이 아무리 부르셔도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면 주님 옆에 있지 않아도 된다. 또 주님과 함께 있기로 했다가도
마음이 바뀌면 주님과 함께 있지 않을 수 있다. 이른바 냉담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주님께서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우리의 자유까지
좌지우지하는 분이 아니시기 때문이다. 주님은 우리가 자발적으로 동의하여 결단을
내리고 행위하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완전한 자유의지로 당신 부르심에 응답하기를
원하신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제자직의 첫번째 본질, 즉 '주님과 함께 있음'은
인간이 주어이다.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있어야만 그분의 파견 명령을 알아들을 수 있다. 예수님과
함께 있지 않다면 언제 주님이 우리를 파견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제자직의 본질을 나타내는 둘째 문장, "당신이 그들을 파견하여 복음을 선포하게
하며..."에서는 주어가 예수 그리스도로 바뀐다. 예수님은 파견하는 자요
우리는 파견되는 자이다.


예수께서 우리를 제자로 부르시고 파견하신다. 우리가 오고 가고 하는 것은
우리 마음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파견하시는 분에 의해서이다.
이 파견은 사제들 수도자들 선교사들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파련받기 위해서 예수님께 불림 받았다. 그러니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주님으로부터
파견받은 자이다. 주님으로부터 파견받았기에 사도(使徒)이다.


사도는 그리스어로 apostolosfhtj '파견받은 자'라는 뜻이다.
그리스도인은직접 하느님 나라 건설에 참여하든(복음 전파와 봉사활동)
간접적으로 참여하든(자녀 양육과 생업) 제자 직분의 본질을 살아가는 자들이다.
주님과 함께 있으면서, 주님으로 부터 파견받으면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자들이다.


- 송봉모 著 '본질을 사는 인간' 중에서 발췌 -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가 울님들에게 충만히 내리기를 소망합니다,,
평안하소서!!!!*^-^*


천상의비밀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