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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상에 홀로 서는 너를 위하여17. - 켄트 너번

J_카타리나 2018. 3. 3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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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홀로 서는 너를 위하여17. - 켄트 너번   
정승현 옮김
발행처: 한마음사 

8. 술과 마약

나는 혼자서 작은 카페에 앉아 있었다.
나의 맞은 편 테이블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고
그는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의 눈거풀은 무거워 보였다.
그는 잠시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몸을 흐느적거렸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가는 머리를 홱 들어올렸다.
그렇게 잠이 몰려오는데도 계속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착한 사람처럼 보였고 얼굴은 비교적 깔끔했다.
아마 고독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어떤 개인적인 상처를 달래고 있을 수도 있겠지.
아니면 아마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는 알콜중독자일까....

술을 입에 대고 마실때, 그의 턱은 술에 가득 차 부풀어올랐다.
뺨은 긴장이 풀려 늘어졌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있었다.
그는 주인 여자에게 비틀거리며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또 한 잔의 맥주를 건네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지나치도록 감사해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더 말을 꺼내기 전에 귀찮다는 듯이 재빨리 돌아섰다.
그 모습이 얼마나 측은했던지.
비록 이 남자가 현재 얼마나 행복해하고 있는 지는 몰라도,
고독이 수의를 입듯이 그를 엄습하고 있었다.
그는 혼자였고 술병으로부터 자신의 진실을 들여마시고 있었다.

나는 그 남자를 자세히 관찰했다.
그는 나와 그다지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가 될 수도 있다.
너 역시 그가 될 수도 있다.
그는 단지 커다란 마수 중의 하나인 알콜의 덫에 걸린 사람일뿐이었다.
나는 술과 마약을 커다란 마수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리 앞에서 자신들의 진실을 철저하게 감추고 있기때문이란다.
우리가 자칫 마수에 걸려들 때 그것들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과장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결국 삶을 어둠으로 종결짓도록 만든다.

이런 지적이 가공의 허구처럼 들리고 과장된 경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것은 너무 늦게
너무나 많은 교훈을 가져다 주는 분명한 진실이란다.
사실 네가 처음 마약을 사용하고 거기서 깨어나 정신이 맑아짐을 느끼게될 때,
혹은 약간의 술로부터 부드러운 온기가 자신을 감싸는 걸 발견할 때는
그것들이 숨기고 있는 문제들을 아직 의식할 수 없다.
아마 너의 첫 번째 반응은 이럴 것이다.

"이건 두려워할 게 못된다.
내가 올바르게만 사용한다면 오히려 필요한 약이 될 수도 있다.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과용이다.
나는 결코 과용하진 않는다.

그러나 술과 마약은 벗어나기 힘든 커다란 유혹이고 사기꾼이란다.
그것들은 너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세계를 제공하지만,
그것들을 흡입하는 첫 번째 순간부터
그들은 네 몸에서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네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너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 자체의 논리를 가지게 된다.

서서히 그것들은 너를 소유하기 시작하고,
네가 자신들의 의지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나면 그것들이 네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너는 결코 그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술을 보렴. 약간의 술과 취기는 얼굴에 혈색이 돌게 한단다.
너의 의식과 무관하게 긴장이 풀린 네 혀가 속 마음을 말하기 시작한다.
세계는 영광스러운 것이 되고 서서히 열기가 올라온다.
너는 점차 평온함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술로 인해 그런 진실성과 정직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어디가 어떻게 잘못된 것인가?
너는 결코 그것들이 널속이는 날이 될 때까지는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때가 온다.
알콜이 너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말하는 순간에 그것이 온다.
그리고 너는 그 명령에 따를 것이다.

아마 너는 운이 좋을 수도 있다.
아마 그것들이 너에게 단지 욕지거리나
혹은 바보스러운 행동을 하게 하는 것으로서 만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너는 무척 운이 나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커다란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너의 사랑이 너무 강력하고 현실적이라고 느껴
취중에 처음 만난 한 소녀를 임신시킬 수도 있다.
너는 보다 빨리, 혹은 주의하지 않고도
운전을 잘 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술기운의 부축임에 현혹되어
사고로 네 친구의 생명을 잃게 할런지도 모른다.

어느날 알콜 중독자들의 무리 속에 있는 네 자신을 발견하면서
잠에서 깰 수도 있고, 매일매일을 술로 시작하거나 또는 
구할 수 있는 최후의 한 병까지 몽땅 마시고야  하루를 마감할 수도 있고,
단지 술이 있어야만 심신의 편안함을 느끼는 네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너는 결코 이런 것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의 한 가지는 반드시 찾아온다.
음주는 악마의 거래다.
너는 현재 특별한 어떤 것을 얻겠지만
그로 인해 네 미래를 지불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너는 결코 그것이 지불되어야 할 때까지
지불해야 할 사실상의 가격이 얼마나 되는 지를 알 수없다.

마약은 술보다도 훨씬 더 매력적인 유혹이다.
마약은 네가 그것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지만,
사실을 일부러 통제권을 너에게 줌으로써 너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육체로는 도저히 대항할 수 없는
화학적 작용을 일으킴으로써 결국 너를 자신들의 끄나풀로 만들어버린다.

심지어 그것들은 알콜보다 훨씬 반역적이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알콜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제공할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느누가 코카인의 스릴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페이요티(환각제)와 메스칼린의 신비함,
메테드린(각성제)이 제공하는 세상의 지배자가 된듯한 느낌,
혹은 그런 마약들이 만들어 내는 일상을 훨씬 넘어서도록
삶을 끌어올릴 듯이 보이는 환상적 경험의 많은 것들을 어찌 부정할 수 있겠는가.


출처 : 好學의 智慧硏究所
글쓴이 : 잔잔한 호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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