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들과 딸의 공부법은 달라야 합니다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아들과 딸이 너무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딸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는데, 아들은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챙겨줘도 빠뜨리는 일이 많아서 답답하다면서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는 ‘어려서 그런 것이겠지. 나중에 크면 괜찮아질거야’라며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중고등학교 때도 똑같은 모습을 보이면 엄마 마음이 타들어가잖아요. 그 와중에 남편이 ‘양말 어디있어? 넥타이 어디있어?’라고 물어보기까지 하면,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어른이 되서도 자기 물건 하나 제대로 못찾나 싶어 답답해지기도 하고요. 우리 아들이 꼼꼼하지 못한게 다 저 인간 닮아서 저런 것이구나 싶어서 남편이 미워지기도 하지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것이 우리집 남자들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여자들은 머리 속에 큰 그림을 그리며 멀리서 조망하는 것을 잘 합니다. 본능적으로 안정과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넓은 시야를 갖고 큰 숲을 보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 반면에 남자들은 자유와 모험을 즐기며 관심이 꽂힌 곳에 집중하고 파고드는 것을 잘 하지요. 큰 그림을 그리며 숲을 보지는 못 하지만 한 그루의 나무를 자세히 바라볼 줄 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의 시장나들이를 갈 때를 한 번 생각해보시지요. 딸들은 안정과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엄마 손을 꼭 붙잡고 주위를 둘러보며 안전하게 걸어가지요. 무엇인가 보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엄마 손을 이끌거나 형제, 자매의 손을 잡고 함께 보러 가고요. 그렇기 때문에 딸들은 시장에서도 잃어버릴 위험이 적습니다. 시장에 다녀온 후에 딸에게 소감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시장 입구에 호떡 파는 아저씨가 있었고, 그 옆에 빵집이랑 정육점이 있었다라는 식으로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가게 위치 등을 이야기 하지요. 머리 속에 큰 도화지를 펴놓고 시장의 분위기가 담긴 지도를 그려오는 것입니다.
그 반면에 남자들은 자유와 모험을 즐기며 관심이 꽂힌 곳에는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엄마와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딸은 엄마와 맞잡은 손에서 안정을 느끼지만, 아들은 엄마의 손에서 구속을 느끼지요. 실제로 엄마들도 그런 의도로 아들의 손을 잡는 경우가 많고요. 그렇다 보니 아들은 엄마 손을 높고 도망칠 기회를 호시탐탐 엿봅니다. 엄마가 물건을 사느라 가게 주인과 이야기하고 있으면 딸은 옆에서 엄마를 기다리지만, 아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탈출을 감행하잖아요. 그래서 엄마가 식은 땀을 흘릴 때가 많지요. 아들의 눈에는 주변은 보이지 않고 자신의 관심을 끈 것들만 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장난감이나 가재, 게 등 호기심을 끄는 것들이 보이면 멧돼지처럼 앞만 보고 돌진하지요. 그래서 아들에게 시장 다녀온 소감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어느 시장을 다녀왔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들에게 시장이름이나 시장 내에 있는 가게들의 배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거든요. 오직 기억하는 것이라고는 장난감 가게가 어디에 있었는지 그리고 그 가게에서 팔던 장난감이 얼마나 멋있었는지 등 자신의 관심사 뿐이지요. 시장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을 정도로요.
그래서 아이들이 시장을 다시 가자고 이야기할 때도 이유가 달라집니다. 딸은 그 시장이 물건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특히, 엄마와 함께 떡볶이를 사먹은 것이 너무 좋았다며 또 가자고 이야기하지만, 아들은 그 시장에 있는 장난감을 다시 보러 가기 위해 시장에 가자고 이야기하잖아요.
물론, 아이들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위의 이야기가 모든 아들, 딸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아들과 딸이라는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아이들이 많이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아들과 딸은 좋아하는 과목이나 잘 하는 과목도 달라집니다. 딸들은 전체적인 것을 조망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회를 좋아하지만, 남자 아이들은 관심있는 것을 파고들기 좋아하다 보니 과학을 좋아하는 식으로요.
즉, 아들과 딸은 공부법도 달라야 합니다. 하버드 공부법, 서울대 공부법 등 막연한 공부법이 아니라 남학생은 남학생 선배들의 공부법, 여학생은 여학생 선배들의 공부법을 참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지요. 아들과 딸이 좋아하는 과목이 다른 것은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의 차이에서 기인한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처럼 공부는 막연하게 무슨 책을 가지고 어떻게 공부하느냐 라는 기술적인 부분만 가지고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의 성별과 성격, 집안 분위기 등 우리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요소들을 다함께 고려해서 우리 아이만의 공부법을 찾아야 하지요. 하버드 공부법이니 서울대 공부법이니 하는 이야기들 중에는 자기가 하버드나 서울대에 합격했다고 자랑하는 이야기에 불과한 경우도 많거든요. 성공한 선배들의 공부법을 백날 들어봤자 효과가 없는 이유가 둘 다 학생이라는 점만 동일할 뿐 서로를 둘러싼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지요.
이와 관련되서 아들과 딸의 공부법은 서로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나중에 글을 한 번 써보겠습니다. 똑같은 감기라고 해도 환자의 성별과 나이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져야 되는 것처럼 똑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라고 해도 아들과 딸은 공부법이 달라져야 하니까요.
추신 1. 지금은 스홀 운영비 마련도 벅찬 상황이다 보니 불가능하지만, 추후에 여력이 생긴다면 아들과 딸을 따로 분리해 놓고 가르치는 아들학원, 딸학원을 한 번 운영해보고 싶네요. 아들과 딸에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주면서요. 주먹질하며 코피 터지게 싸워놓고도 다음날 손 잡고 축구하러 가는 것이 남자아이들의 성향이라면, 눈만 몇 번 흘겨놓고도 3년 동안 말 안 하고 사는 것이 여자아이들의 성향이다 보니 공부를 가르치거나 동기부여를 해주는 방법도 달라져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
추신 2. 눈팅은 이제 그만!! 우리 스홀 가족들이 남겨주시는 글과 덧글들이 우리 스홀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 아시죠? 부끄부끄하지 마시고 스터디홀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주세요. 그럼 지금 당장 이 글에 덧글부터 하나 달아보시는 겁니다. 추천버튼 클릭도 잊지 않으실거죠? 지금 당장 클릭! 클릭! ^^
(원문제목 : '아들과 딸의 공부법은 달라야 합니다.'
- 출처 : 스터디홀릭/ 강명규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