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글 게시판
[스크랩] 이웃 되기
J_카타리나
2007. 9. 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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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하나,
‘바람에 옷깃이 날리듯’,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슬픈 그림 같은 사랑’
검은 뿔테 안경의 선한 용모와 풋풋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가수 이상우님을 오랜만에 TV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수가 아닌 한 가정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만났습니다. 그것도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는 아들의 발달장애를 처음 알았을 때 너무 절망한 나머지 한동안 술과 한숨으로 지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과는 반대로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들의 양육에 정성을 다하는 아내의 모습에 자신도 마음 추스르며 아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고백했습니다. 그 힘든 과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겠지요.
방송 출연을 후 자신의 아들을 알아보고 힐끔거릴 타인의 시선과 아들이 받을 상처가 두려워서 방송 출연을 주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방송 출연을 결심한 것은 다른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그의 아들 승훈이는 전국대회의 상위권에 속하는 수영 유망주입니다. 그가 좋아하는 노래를 접고 사업을 하게 된 계기도 안정적으로 아들을 돌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무 때나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어디든 달려가는 아들 때문에 늘 긴장하고 지냈지만 언제부턴가 아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는 다른 사람이 누리지 못하는 행복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승훈이는 부모를 진정한 어른으로 만드는 스승같은 아들이며, 키우는 과정 그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합니다.
덧붙여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특별하게 대하지 말아 달라고. ‘아이 때문에 얼마나 힘드셨어요?’ ‘참 고생이 많았겠어요.’ 하는 동정의 말보다는 ‘아이가 어쩜 그렇게 수영을 잘 해요’, ‘아이가 참 잘 생겼네요.’ 등의 아이의 장점을 칭찬해 주는 그런 말이 더 고맙다고 합니다. 장애아를 둔 가족을 불쌍히 보거나 동정을 하면 더 상처를 받는다고 일러줍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장애아들 때문에 남몰래 흘려야 했던 눈물도 많았겠지만 이제는 그 아들 덕분에 미소 지을 일이 많을 것 같은, ‘행복해’, ‘사랑해’를 주고받으며 조금 부족한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이상우님 가족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방송 후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에 이상우님이 직접 남긴 글 또한 잔잔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가수 이상우입니다
방송 모니터 후 게시판을 쭉 돌아보면서
도저히 글을 올리지 않을 수 없어서 이렇게 몇 자 올립니다
우선 격려의 글 넘 넘 감사드립니다
자식을 키우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에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보다도 더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많고 환경이 열악한 속에 애들에게 해주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그런 분들에게 누가 되진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제가 그렇게 훌륭하고 자상한 아빠, 남편도 아니고 아직 부족한 데가 많은 사람인데..........
여러분들의 격려를 힘입어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꼭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모든 분들에게도 축복이 내리시길 기도드립니다.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고 또 고맙다.”
자신의 아들이 ‘고마움’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는 그의 말이
긴 메아리가 되어 울립니다.
- 이야기 둘,
여기, 우리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의 작은 공동체 <상록수 자활센터>가 있습니다. <상록수 자활센터>는 ‘생각의 표현이 부족한 아이들이 올곧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간절히 염원’ 하는 어머님들의 마음이 모인 작고 가난한 공동체입니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처럼, 발달장애 수영선수 김진호처럼, 가수 이상우씨의 아들 승훈이처럼 발달장애가 있는 당신의 아이들도 제도권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게 잘 키우고 싶은 어미의 간절한 소망으로 이룬 공동체입니다.
비록 장애라는 큰 짐을 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맑고, 건강하고, 따뜻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장애아를 둔 부모님의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하지만 장애아를 둔 가정 중에서 <대지>의 작가 펄벅 여사처럼, 또 이상우님의 가정처럼 아이의 장래를 위해 해주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줄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을 갖춘 가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 장애아이들이 모두 수영선수 김진호처럼, 가수 이상우씨의 아들 승훈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상록수 자활센터> - 가난한 마음이 모여 공동체를 이룬지 이제 겨우 삼년 남짓, 아직 시작단계라 이런저런 부족한 것이 참 많습니다. 그 부족함을 메우려고 어머님들은 중소기업 하청 일을 받아 매일 자활센터에서 작업을 하는 등 자활기금 마련을 위해 애쓰고 계십니다.
그런 노력의 한 방편으로 오는 시월에 일일찻집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일년에 단 한번 여는 일일찻집 행사로 얻는 수익금이 얼마나 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함께 마음 나눌 수 있는, 손 맞잡을 수 있는 이웃이 곁에 있다는 믿음을 얻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믿음으로 아이의 미래를 위한 희망의 끈을 더 단단히 붙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예수님은 내가 누구와 이웃인가는 나의 구체적인 행동에 달려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랑과 이웃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추상적이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그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영혼의 쉼터]에 함께 모인 형제자매님,
이 어머님들의 이웃이 되어주십시오. 손 맞잡아 주십시오.
-------------------------------- 아래는 일일 찻집 공지 내용입니다 ------------------------------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하고 선선한 날씨가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는 몸짓으로 느껴집니다.
오늘, 따끈한 일일찻집 티켓이 나왔습니다.
상록수는 올해로 세 번째 일일찻집을 엽니다.
자활기금 마련이 첫째 목적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발달장애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인식개선과
아이들이 세상 속으로 걸어가는 바른 길을 찾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자기권리 주장과 생각의 표현이 부족한 아이들이
올곧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까지 간절히 염원합니다.
상록수의 아름다운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지켜보아 주시고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작년에는 늦가을인 11월 7일에 찻집을 열었지만
올해는 한 달 이상 빠른 10월 4일에 갖습니다.
그리고 장소도 남의 카페를 빌리지 않고
상록수 자체공간에서 편안하게 오픈합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작업 일을 하느라
어머니들이 작품 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도예작품들과 고풍스러운 한지작품들,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 판매됩니다.
여기에 아주 특별한 먹거리들이 어울어져
여러분의 입맛을 돋구어 줄 것 같습니다.
벗이든, 지인이든 많이들 오시어
사랑하고 그리웠던 얼굴들을 마주하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티켓 구입에 관한 문의는
상록수 자활센터 : 017-735-3039 / 011-9160-7643 로 하시거나
이글 밑에 꼬랑지 글을 남기거나 제게 멜 또는 쪽지를 보내셔도 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